경제이야기

블로거가 분석한 온누리상품권 탄생 배경부터 경제적 낙수효과까지. 진짜 전통시장이 살아났을까?

rrealred28 2026. 3. 9. 18:16

얼마전, 친척분이 받아놓고 사용하다가 깜빡해서 서랍에 고이 모셔놓은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을 발견했습니다. 저더러 쓰라고 주시더군요. 직접 사용하셔도 될걸 주시니까 감사히 받기는 했는데, 이유를 여쭤보니 생각 외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시장에서나 쓰는데, 시장가기가 불편해지셔서 이제 저에게 쓰라고 주시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사용처랑 이것저것 찾아보다보니, 온누리상품권으로 진짜 전통시장이 살아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시장에 가면 "온누리상품권 되나요?"라는 질문보다 "카드형 온누리 되나요?"라는 질문이 더 많이 들립니다. 그러니 디지털 트랜스폼이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사용이 점점 불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편, 2025년 하반기, 학원과 병원까지 사용처가 대폭 확대되면서 온누리 상품권은 이제 '전통시장 장보기'를 넘어 '생활 필수 결제 수단'으로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2026년 1분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누리 상품권의 탄생 배경과 그 이면의 경제적 함의를 짚어보겠습니다.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을 직접촬영한 사진

[1] 온누리상품권, 어떻게, 왜 태어났을까?

 

온누리상품권은 2009년 7월, 대형 마트의 공세 속에서 전통시장을 포함한 골목 상권을 지키기 위한 '방어적 수단'으로 탄생했습니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해서 처음 발행되었죠. 탄생 뒤에 시대적인 위기감과 절박함이 있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유통 구조의 급변: 2000년대 후반, 대형마트(SSM)와 기업형 슈퍼마켓이 골목 상권까지 장악하면서 전통시장은 생존의 기로에 섰습니다.
  • 지역 자금의 유출: 대형 유통업체에서 발생한 수익이 지역 내에서 순환하지 않고 본사가 있는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빨대 효과'가 심화되었습니다.
  • 전통시장 활성화 전략의 전환: 과거에는 단순히 시설을 현대화(지붕 설치 등)하는 데 집중했지만, 소비자가 시장을 찾을 '실질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온누리상품권 발행의 경제학적, 철학적 관점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경제학적 관점: 지역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지역 승수 효과'를 노린 정책입니다.
  • 철학적 관점: 효율성만 따지는 시장 경제에서 '상생'과 '공동체 보존'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려는 시도입니다.

 

[2] 필요성에 대한 관점 정리

 

📈 경제학적 관점: '선순환과 외부효과'

경제학적으로 온누리상품권은 시장 실패를 보완하는 보조금이자 지역 경제 활성화 도구입니다.

  • 지역 승수 효과 (Multiplier Effect): 온누리상품권은 사용처가 전통시장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 돈은 시장 상인의 소득이 되고, 그 상인이 다시 지역에서 소비를 함으로써 투입된 예산보다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 외부 경제의 내부화: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관광 자원이자 문화적 자산입니다. 시장이 무너지면 사회 전체가 입는 손실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할인을 통해 소비자를 유입시켜 '시장 유지'라는 공익적 가치를 지켜내는 것입니다.
  • 수요 창출을 통한 경기 부양: 5~10% 수준의 할인 혜택은 가계의 가용 소득을 늘려 소비를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합니다.

⚖️ 철학적 관점: '공동체주의와 상생의 윤리'

철학적으로는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적 대안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효율성보다는 보존을, 개인의 편리함보다는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선택한 제도적 장치인 것으로 봐야겠죠.

구분 관점 온누리상품권의 역할
공동체주의 개인보다 공동체의 전통과 연대를 중시 전통시장을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닌, 지역 공동체의 '사랑방'이자 정체성으로 보존
분배적 정의 사회적 약자에게 정당한 몫이 돌아가야 함 거대 자본(대형 마트)에 맞서
상생(Co-existence)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생존 편리함(마트) 대신 불편함(시장)을 선택한 소비자에게 보상을 주어, 공존의 가치를 실천하게 함

 

[3] 효과에 대한 양면적 분석

1. 긍정적 관점(필요성 및 유효성)

(1) 전통시장 전용 '방어적 소비'를 창출

- 대형 마트나 온라인 몰로 향할 소비의 발길을 물리적으로 전통시장에 묶어두는 잠금효과(Lock-in Effect)가 있습니다.

 

(2) 디지털 소외 극복의 마중물

- 최근의 카드형 및 디지털(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 상인들과 중장년 이상의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디지털 결제 생태계에 편입되게 돕는 효과가 있습니다.

 

(3) 가계 실질소득 보전

- 5~10%의 할인율은 고물가 시대에 서민 가계의 구매력을 보전해주는 복지적 성격의 경제정책으로 기능합니다.

 

2. 부정적 관점(한계 및 비판)

(1) 부정유통의 상존

- 할인된 가격으로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하여 현금으로 바꾸는 차익 거래가 여전히 발생합니다. 이는 정책 예산이 소상공인이 아닌 소위 '깡' 업자에게 흘러가는 자원 배분의 왜곡을 초래합니다.

 

(2) 높은 행정 및 발행비용 발생

- 특히 지류상품권의 경우 인쇄비, 금융기관 위탁 수수료, 폐기 비용 등 배보다 배꼽이 큰 운영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부대비용이 발행액의 약 2~4%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쉽게 말해 온누리상품권 1만원을 유통시키려면 부정유통 관리비용(신고 포상금 등)을 제외하고, 4백원의 부대비용이 따로 든다는 것입니다. 

 

(3) 대체효과의 함정

- 상품권의 목적이 "발행해서 드린 만큼만 쓰세요"가 아니고, "발행해서 드린 만큼을 추가로 더 써주세요"일 것입니다. 그래야 유통시킨 보람이 있을테니까요.

- 하지만 상품권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시장에서 장을 볼 사람이 상품권으로 결제수단만 바꾼 것이라면, 순수하게 상품권을 통해 '추가된 소비'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경제학적 회의론이 존재합니다.

 

(4) 상권 간 부익부 빈익빈

- 시설이 잘 갖춰진 일부 '대형 전통시장'에만 사용이 쏠려, 정말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영세 골목 상권까지 온기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4] 온누리상품권 실적 통계

정부는 이러한 온누리상품권에 대한 형평성과 효율성 사이의 긴장을 조율해야 하는 입장이죠. 그 조율에 필요한 2026년 1분기 기준 최신화된 확정 통계와 심화된 분석을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발행주체와 관리를 맡고있는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자료와 함께 국회예산정책처와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를 참고해서 [연도별 온누리상품권 발행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1. 2024~2025 온누리상품권 실적 통계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강화 정책에 따라 2024년과 2025년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NABO)와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산 자료를 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단위 : 조 원)

구분 2023년 (확정) 2024년 (확정) 2025년 (결산) 2026년 (목표)
발행한도 4.0 5.0 5.5 5.5
실제 판매액 3.82 4.85 5.32 1.2(1분기 추정)
판매율 95.5% 97.0% 96.7% -
디지털 비중 24.5% 41.2% 58.6% 65%(목표)

 

  • 통계 데이터: 중소벤처기업부(MSS),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사업 성과분석 보고서」(각 연도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SEMAS) 전통시장통계시스템.
  • 예산 및 분석: 국회예산정책처(NABO), 「2024/2025년도 예산안 분석」 및 「지역사랑상품권 및 온누리상품권 발행 효과 분석」.
  • 법적 근거: 국가법령정보센터,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6조의 2.

🔵 Positive: 경제적·사회적 효익 (필요성 긍정)

 

  • 지역경제 승수효과 극대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은 투입 예산 대비 약 1.4~1.6배의 생산 유발 효과를 창출합니다. 특히 2025년 사용처 확대로 병원, 학원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지며 골목상권 체감 경기를 방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 데이터 기반의 정책 수립 (Digital Transformation): 2025년 디지털 비중이 50%를 넘어서면서, 과거엔 불가능했던 '실시간 소비 패턴 분석'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타겟팅된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수립하는 기초 자료가 됩니다.
  • 사회적 자본의 보존: 대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 상권의 생태계를 유지함으로써 지역 공동체의 붕괴를 막는 '사회적 안전망' 기능을 수행합니다.

 

🔴 Negative: 한계와 비판적 시각 (필요성 부정/회의)

  • 재정 효율성 논란 (Deadweight Loss): 경제학적 사장손실(Deadweight Loss) 관점에서, 상품권 할인이 없었더라도 어차피 시장을 이용했을 소비자에게까지 보조금이 지급되는 '사적 편익 과다' 문제가 지적됩니다. 더불어 팔리지 않더라도 예비적으로 찍어내야 하는데 드는 비용은,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아닌 '발행업자'의 '낙전수입'으로 흘러간다는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습니다.
  • 부정유통의 지능화: 지류 상품권의 고질적인 문제인 '깡'은 디지털화로 줄어들었으나, 최근에는 가맹점 간 교차 결제나 허위 매출 등록 등 '디지털 부정결제'라는 새로운 형태의 도덕적 해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 상권 양극화 심화: 통계상 판매액의 상당수가 서울 남대문시장, 부산 국제시장 등 소수의 '초대형 전통시장'에 쏠려 있습니다. 정작 정책적 도움이 절실한 지방의 영세 상점가는 온누리상품권의 혜택에서 소외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5] 2025년 사용처 확대와 관련된 통계

2025년 9월, 전통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온누리상품권 사용처가 학원, 병·의원, 동물병원, 노래연습장 등으로 대폭 확대되었죠. 온누리상품권 역사상 가장 큰 변곡점일 것입니다. 전통시장 살리기 원툴에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유가증권으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입니다.

 

2026년 1분기 결산 시점이 도래한 가운데, 온누리상품권 사용처 확대에 따른 업종별 매출 임팩트를 살펴보겠습니다.

 

1. 관련 통계

  • 업종별 변화: 기존 농수산물 비중은 소폭 감소한 반면, **교육(14.2%)**과 의료(9.8%) 분야가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습니다. 냉정히 말해 온누리상품권으로 전통시장 상권이 살아나지는 않는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 지역적 편중: 하지만 신규 허용 업종 매출의 72%가 수도권에 집중되며, 지방 소도시와의 격차라는 숙제도 남겼습니다.
업종 구분 2025년 하반기 매출 비중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YoY) 주요 특징
농·수산물 / 건어물 32.4 % -2.1 %(비중 감소) 명절 수요는 여전하나 일상 소비 비중 하락
교육 (보습·예체능 학원) 14.2 % 신규 진입 결제 단가가 높아 매출 기여도 급상승
의료 (내과·치과·한의원) 9.8 % 신규 진입 노년층 및 만성질환자의 고정 결제 증가
외식 / 가공식품 22.5 % +5.4 % 학원 및 병원 방문객의 연계소비 발생
기타 (생활서비스·의류) 21.1 % +1.2 % 동물병원, 노래방 등 생활 밀착형 소비

- 출처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및 카드사 연계 결산 데이터 재구성)

 

2. 주요 업종별 상세 분석 및 시사점

(1) 교육 업종: "엥겔지수에서 교육비로의 전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학원가에서의 폭발적 반응입니다.

  • 분석: 기존에는 시장에서 식재료를 사는 데 그쳤던 3040 부모 세대가 10%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으로 학원비를 결제하기 시작했습니다.
  • 결과: 보습학원과 예체능 학원의 매출이 2025년 4분기에만 전 분기 대비 180% 이상 급증하며, 온누리상품권이 '생활비 절감형' 수단에서 '고정비 결제' 수단으로 성격이 변화했습니다.

(2) 의료 서비스: "노령층의 의료 접근성 강화"

 

  • 분석: 시장 인근 한의원과 내과의 온누리상품권 결제 비중이 급증했습니다.
  • 결과: 전통시장을 주로 이용하던 고령층 소비자가 진료비와 약제비까지 상품권으로 해결하게 되면서, 상품권의 '회전 속도(Velocity)'가 빨라지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3) 부분적 낙수효과(Spillover Effect) 관찰

  • 분석: 학원과 병원이 밀집된 상점가(상가건물형 시장 등)의 식당가 매출이 동반 상승했습니다.
  • 통계: 신규 허용 업종에서 온누리상품권을 결제한 사용자의 **68%**가 반경 500m 이내의 기존 시장 점포에서 추가 소비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경제학적 관점에서의 비판적 쟁점

단순히 보면 온누리상품권의 사용처가 확대되어 장점 발견이 늘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1) 전통시장 상인들의 소외감(Crowding-out)

온누리상품권의 전체 발행 한도는 정해져있는 와중에, 결제 단가가 높은 학원(20~30만 원)이나 병원에서 예산이 선점되면서 정작1~2만원 단위의 식재료를 파는 노점상 포함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낙수효과가 희석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2) 목적성 희석

원래의 취지인 "전통시장을 살린다", "상생"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일부 신도시의 '상점가'로 등록된 상가 건물의 학원들 같은 곳에 혜택이 돌아가는 지역적·업종별 불균형 문제가 2025년 국정감사의 핵심 쟁점으로 거론되었습니다.

 

(3) 재정 부담 가중

온누리상품권의 고액 결제가 늘어날수록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10% 할인 보전금 예산이 빠르게 소진됩니다. 이로 인해 2025년 말 일부 지자체에서는 상품권 판매가 조기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 상품권이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데, 소식에 어둡거나 디지털 전환이 느린 취약계층은 정작 혜택을 받을 수가 없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6] 마치며

전통시장 살리기라는 본래의 목적은 희석되는게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인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종이화폐만 사용하다가 디지털 전환에 적응한 active 중장년이 우리 세대의 가장 어른이 되고나면, 전통시장 상인들은 상품권 이외의 소비자 유인 방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정말 사진 속 유물로만 기억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정부가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하면서 10%의 할인을 제공하는 이유는 단순히 결제 수단을 바꾸라는 뜻이 아니죠.

카드사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학원비를 결제하러 간 학부모가 인근 시장에서 식재료를 사는 '연관 구매' 형태로 일부 낙수효과를 일으키는 등 소수 긍정적인 사례가 관찰되기는 했습니다만, 이 상품권이 정말 보람찬 효과가 있다고 확신하려면 

"10만원 받았으니 10만원 소비"가 아닌, "받은 10만원 만큼 추가 소비"

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시장 전용 화폐'에서 '골목상권 범용 화폐'로 옷을 갈아입으려는 온누리상품권이 소비자에게는 10%의 혜택을, 소상공인에게는 매출 증대를 가져다주는 상생의 도구로 계속 거듭날지 아니면 AI시대에 대비한 기본소득논의 이전에 10수년 잠깐 스쳐간 전통시장 전용 "호흡기"로 평가받고 역사속으로 사라질지 지켜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