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고요해진 걸까요, 제가 바빠진 걸까요.
나만 몰랐나 싶은 2026년 동계올림픽이 이번 주 금요일(2월 6일)에 시작했더라구요.
예전같았으면 레거시 미디어의 모든 채널에서 중계를 예고하고 경기 일정을 홍보하고 그랬을텐데,
이번 동계올림픽은 시작한 것을 뒤늦게 알고 "올해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해가 맞기는 한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에게는 아주 낯선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쇼트트랙 계주 레전드라 할 수 있는 곽윤기 선수가 출연한 에어비엔비 광고를 모바일 매체에서 몇 번 보기는 했는데, 그게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겨냥한 광고였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불경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제가 세상에 무관심해지고 바빠진 걸까요. 비인기종목이라도 국제 스포츠경기가 중계되면 시간을 쪼개서 보곤 했었는데 살짝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상하리만큼 고요하니까요.
정말로 나만 그런가? 싶어서 구글 트렌드에서 실시간 인기 키워드 트렌드를 확인해봤더니 딱히 저만 그런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개막 3일차에 주말인데, 관련 키워드로 도배되었어도 모자랄 list에
로또 1210회, 영국 대 네팔 경기, 일본 총선, 울브스 대 첼시(EPL 축구), NBA중계, 배우 황신혜 이런 키워드가 지난 24시간 상위 관심사로 측정되었습니다.

"중계를 안하나?" 하는 생각도 잠깐 스쳤습니다만, JTBC가 독점으로 중계를 하는군요..
살짝 아쉽습니다. OTT를 통해서 레거시 미디어는 저물어가고, 개인화된 시청의 시대가 불쑥 와버렸는데 JTBC 독점이라뇨...
방송사들과 OTT도 돈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쪽에 투자를 하는 기업들도 많이 없어졌구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지상파는 이제 보는 사람들이 매우 적어졌으니 '하는지도 몰랐던' 동계올림픽을 중계하나 안하나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기는 한데요, 종편채널이 OTT와 컨소시엄으로 중계권을 나누지 않은건 좀 걱정스러울 지경입니다.
올림픽이 돈이 한두푼 드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소비를 잘 안하게 되다보니 광고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을거고,
운영자금의 상당부분이 중계권료에 걸려있을 것 같은데, JTBC가 비싸게 사서 독점중계로 시청률 대박이 난다면 모를까 시청률마저 안나온다면 비싼 중계권을 사서 올림픽 위원회 체면치레만 해주고 JTBC 망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 또래는 이제 완전히 OTT가 취향에 맞게 추천해주는 컨텐츠에 일상이 맞춰져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의식해서 추천 알고리즘 바깥의 소식을 궁금해하지 않으면, 나를 둘러싼 환경이 소식을 알려주지 않아요.
심지어 이번엔 OTT가 중계권도 없으니, 내가 스포츠 이벤트에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OTT믿고 TV 상품을 가입하지 않았다면 보기도 어렵겠어요. 그냥 이 번 올림픽 중계로 JTBC가 재무적으로 너무 큰 위험에 처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미우나 고우나, 그 언론사도 먹여살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테니까요.
심지어 오늘 밤에는 어떤 경기가 있는지 포털사이트를 열어 검색도 하지 않습니다.
gemini나 chatGPT가 알려주니까요. 포털에는 그래도 광고를 달아놓고, 일정별로 소식을 많이 알려줬을텐데
이런 저를 마주하고보니 저도 세상도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EPL의 토트넘 핫스퍼 팀을 떠날 때만해도, 토트넘측은 한국과 아시아 팬이 많이 이탈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고 쿠팡플레이도 그렇게 생각했나봅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손흥민이 떠나자 EPL과 토트넘 팬이 아닌 손흥민 팬이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이탈하면서 유니폼판매, 티켓, 중계권 수입 모두 줄어들어버렸죠.
제 기준으로 김연아 이후로 전세계가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는 슈퍼스타가 눈에 띄지 않는것도 미미하게나마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대표선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땀흘려가며 올림픽을 준비했을텐데, 오늘내일의 일정을 확인해봤습니다.
🇰🇷 대한민국 선수단 주요 경기 (한국 시간 기준 2026년 2월 8일)
- 오후 9시 00분: 스노보드 남녀 평행대회전 결선 🏅
- 출전: 이상호, 김상겸, 조완희(남자부) / 정해림(여자부)
- 관전 포인트: '배추보이' 이상호 선수가 한국 설상 종목 역사상 두 번째 메달 사냥에 나섭니다.
- 오후 11시 45분: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
- 출전: 대한민국 대표팀 (신지아 등)
- 내일(9일) 새벽 1시 05분: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남자 싱글 프리 🏅
- 출전: 대한민국 대표팀 (차준환 등)
- 관전 포인트: 단체전 최종 순위가 결정되는 경기로, 한국 피겨 사상 첫 단체전 메달 여부가 결정됩니다.
🌍 기타 주요 결승 및 경기 일정
- 오후 8시 30분: 크로스컨트리 스키 - 남자 10km+10km 스키애슬론 🏅
- 오후 11시 00분: 스피드스케이팅 - 남자 5000m 결선 🏅
- 내일(9일) 새벽 1시 05분: 컬링 믹스더블(혼성) 예선 - 한국 vs 노르웨이
- 출전: 김선영-정영석 조
- 내일(9일) 새벽 3시 30분: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예선
- 출전: 유승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올림픽 소식을 보면서 내가 변한건가, 바빠진건가, 사회가 각박해졌나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주말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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