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죽은 인터넷 이론. 조회수만 잘 나오면 장땡인걸까_1편

rrealred28 2026. 4. 16. 03:16

이 블로그에 마지막 포스팅을 한지 거의 열흘이 되었습니다.

뭐라도 내 삶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해보자고 시작한 이 블로그에, 

매일같이 포스팅을 하겠다는 원대한 다짐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기왕 하는거 키워서 광고를 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죠.

어떤 주제로 글을 작성하겠다는 대략적인 월간 계획도 있었는데,

얼마 전에 유튜브를 보고 "죽은 인터넷 이론"이 이래서 나왔나 싶은 약간의 회의감이 들어 포스팅을 멈췄습니다.

사실관계 확인,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이론을 차용했으면 내 얘기와 맞는지 검증도 안하고

그냥 활성화된 플랫폼에서 전기만 소모하는 쓰레기 데이터패킷을 남기는 행위에 동참하는거 아닌가 해서요.

(임시저장과 폐기를 반복하고 있네요 ㅎㅎ)

 

유튜브, 인스타그램, X 등 매체가 많은데 블로그를 선택한건 이런 부작용을 최대한 피하고자 함이었습니다.

사진이 첨부된 비교적 짧은 글, 그리고 유튜브 롱폼이나 릴스 같은 숏폼은

빠르게 보고 넘어갈 수가 있어서 컨텐츠 주제에 정통한 시청자를 만나지 않는다면

"검증당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사실관계나, 이론적 배경에 대해 바로잡는 댓글은 그들의 수익에 막대한 도움을 줍니다.

댓글을 달기 위해 해당 컨텐츠에 머물러야 하니까요.

 

반면에 글은 누군가 읽고자 한다면,

멈춰놓고 차근차근 읽으며 파악할 시간이 충분합니다.

길다고 스킵해버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란 것은 시작할 때부터 각오했고,

한 명이라도 차근차근 스크롤하며 읽어준다면(혹은 AI가 내 글의 정보가 수집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준다면)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자, 틀린 주장을 하고 뻔뻔하지는 말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의감, 현타를 느낀 계기는 너무도 많은데

제가 블로그에서 다루고자 마음먹었던 영역과 관련한 사례를 하나 꼽아보겠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 어느 유튜버의 틀린 주장입니다.

그를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고, 

학술적 이론관계, 사실관계와 다른 주장을 섞어서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 행위가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는 비판을 하고자 함입니다.

 

1. 이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반도체 슈퍼사이클급 성과에 따라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2. 인플루언서의 영상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성과급에 대해 각자 자기의 개성과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합니다.

 

3. 문제의식

인플루언서가 영상 송출하는거 좋다 이겁니다.

다른 유튜버가 선수쳐서, 똑같이 따라하면 알고리즘의 선택을 못받으니 약간의 가공을 거치는 것 또한 당연합니다.

하지만, 다음 두 가지는 하면 안되죠.

  • 사실관계 왜곡
  • 잘못된 이론을 차용한 설명 후 소통차단 >> 여기에 해당합니다.

4. 대상 유튜버 및 해당 영상

로쇼 Losho

[삼전하닉] 10억 성과급 부동산 시장 유입가능성 : 5만명 인원의 현찰이 급격히 쏟아져들어오면 또다른 재앙이 펼쳐진다 겉잡을수 없는 M1 통화량 증가에 따른 유동성 스트레스

 

5. 뭐가 틀렸을까요?

[삼전하닉] 10억 성과급 부동산 시장 유입가능성 : 5만명 인원의 현찰이 급격히 쏟아져들어오면 또다른 재앙이 펼쳐진다 겉잡을수 없는 M1 통화량 증가에 따른 유동성 스트레스

 

얼핏 보면 맞는 얘기죠. 내용, 문맥과 무관하게 제목만 봐서는 뭐가 틀렸는지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면 잘 모르실 수 있습니다.

 

(1) 뭐가 틀렸을까요?

결론 먼저 : "M1 통화량 증가"

 

(2) 왜 틀렸을까요?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 화폐의 정의와 분류 (유튜버가 설명도구, 논지 강화도구로 M1)
  • 통화량, 통화 유통속도
  • 통화량과 유동성 차이

등 설명할게 많습니다. 이 부분은 다른 글로 자세하게 다루겠습니다.

그래도 틀렸다고 짚었으니 최대한 간략하게 설명은 해야겠죠. 그래야 제 글도 죽은 인터넷의 쓰레기가 되지 않을테니까요.

 

  • 유튜브 로쇼의 설명 시퀀스
    • 성과급 지급 > 현금(현찰)이 대상자에게 쏟아짐 > 유동성이 풍부해진 대상자가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어 시세상승
  • M1이란?
    • 정의 : 현금(법정통화 : 원화)과 언제든 즉시 현금화하여 결제할 수 있는 예금을 합친 유동성이 가장 높은 화폐
    • 구성 : 현금과 결제성 예금(요구불/수시입출식)
      • 한국은행의 화폐 공급액 + 은행의 수시 입출금 계좌(보통/당좌예금)
    • 의미 :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통화량으로, 경기 단기 통향 파악에 활용
  • 그가 설명에 차용한 이론적 결함
    • 단위가 큰 성과급은 현찰로 지급하지 않습니다.
    • 현찰로 준다 한들, 삼성전자/하이닉스의 계좌에서 임직원 계좌로의 현찰 이동은 M1 통화량 증가가 아닙니다.
      • 이 과정에서 통화의 '주체'만 바뀔 뿐, 통화의 '총량'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는 주머니 A에서 주머니 B로 돈을 옮긴다고 해서 내 전체 자산이 늘어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 통화량과 유동성의 차이
      • 통화량은 현금화하기 쉬운 화폐의 양(M1, M2 등) 유통 화폐의 총량입니다.
      • 유동성은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속도와 편의성 입니다.
  • M1 통화량 증가라는 말을 빼면 영상이 말이 되는가?
    • 그렇습니다.

(3) 그는 왜 그랬을까?

유튜버 로쇼는 왜 맞는 얘기를 하면서,

성과급 지급이 (임직원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되어) 부동산 시세가 영향받아 연쇄적인 물가상승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다.

M1 통화량 증가라는 잘못된 이론적 도구를 사용했을까요.

 

그가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업로드하기 두 시간 전에, 같은 주제로 더 유명한 유튜버가 선수를 쳤기 때문입니다.

같은 소재, 주제를 다루는 영상의 제목으로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으려면

유나으리와는 차별화된 제목이 필요했던 것입니다.(이건 블로그, 인스타, 유튜브, X 전부 마찬가지죠)

sk하이닉스 전직원 1년 성과급 13억 = 경부고속도로 집값 폭등

 

(4) 뭐가 문제일까?

이거 구분 못한다고 인생 망하지 않습니다. 불편함이 전혀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경제학사임을 밝힌 유튜버가 학문적 소양에 대한 자존심을 떠나,

"이 정도 구분 못해도" 맥락만 맞으면 된다는 식으로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다는 겁니다.

 

사실 죽은 인터넷 이론은 

"인터넷에 공급되는 각종 정보 및 콘텐츠는 대부분 자동화 봇(AI)의 산물이며, 이용자 가운데 실제 사람의 참여나 노력으로 생산되는 것은 거의 없게 되었다"는 디스토피아적 설명입니다.

제가 이걸 느끼게된 어느 유튜브 유저는 AI를 활용해 영상을 생성하지는 않았지만, 사실관계와 틀린 이론적 설명을 토대로 

인터넷에 가비지 패킷을 양산하는데 일조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확장적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기업이 직원 성과급 주면 M1 통화량 증가한다고 제가 유튜브에서 봤어요"

하는 사람 분명히 생긴다는 겁니다.

명문대학의 대명사 SKY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정경대학 경제학사가

경제학 이론으로 현상을 설명했기에,

그게 약간의 틀린 설명이 포함되었는지 모르는 사람은 그냥 믿어버린다는 겁니다.

 

단 한명에게라도 영향을 준다면, 책임감을 좀 가지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닿지 않을 메아리를 외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