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

승자의 저주? 아침 10시 축구의 비극, JTBC가 지상파에 "도와달라" 손 내민 속사정

rrealred28 2026. 4. 1. 21:33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축구 팬들의 기대감이 조금씩 자극되고 있지만, 정작 중계권을 쥔 JTBC의 속내는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1억 2,500만 달러(계약 당시 환율로 약 1,700억 원 이상)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베팅하며 따낸 '독점 중계권'이 따놓은 수익 꿀단지가 아닌 경영 위기설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gemini_generated_image_keyword_winners_curse_poisoned_chalice 승자의저주, 독이든 성배 키워드를 제미나이에 입력해 생성한 이미지

 

이번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A매치 데이가 오늘 새벽을 기점으로 종료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월드컵 직전의 마지막 모의고사 평가전 치고는 굉장히 조용하게 지나간 느낌입니다.

2026.04.01 - [사는이야기] - 치맥 없는 축구중계. 기대감 없는 월드컵. 돈 안되는 스포츠 이벤트.

 

치맥 없는 축구중계. 기대감 없는 월드컵. 돈 안되는 스포츠 이벤트.

지난 주말과 오늘 새벽에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가 있었습니다.혹시 모르셨거나 별 기대감이 없어서 지나치고 그냥 주무신 분 있으신가요? 그럴만도 합니다.손흥민이라는 걸출한

rrealred28.tistory.com

 

우리나라에서 개최되었던 24년전 월드컵만큼일 수는 없겠지만,

월드컵 직전 평가전은 특정 선수가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어 대표팀에 마지막으로 승선할 수 있냐 없냐를 지켜보는 등

붐업이 항상 있어왔는데, 이번엔 좀 다르다는 인상이 듭니다.

아무래도 전쟁 등의 대외 정세상황에 따른 경제둔화 영향도 있겠죠.

 

이러한 저조한 관심에 JTBC가 정말 큰 일이 난 것처럼 보입니다.

경제/시사 용어로 [승자의 저주]라 불리는 독이 든 성배를 들어올린 JTBC의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1. 약 1,700억 원의 도박 : '코리아풀'을 깨버린 베팅의 대가

 

과거 한국의 스포츠 중계는 레거시미디어 지상파 3사(KBS, MBC, SBS)가 코리아풀(Korea Pool)이라는 컨소시엄을 통해서

공동으로 판권을 획득해왔다고 합니다. 과도한 가격 경쟁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19년에 이뤄진 2026년 월드컵 월드컵 중계권 입찰에서는 JTBC가 관행을 깨고 컨소시엄 참가가 아닌,

단독 입찰을 감행해 독점 중계권을 따냈습니다.

당시엔 "혁신적인 도전"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현재는 막대한 부채가 되어 돌아오는 승자의 저주에 빠진 형국입니다.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란?

경쟁에서는 이겼으나, 과도한 비용이나 대가를 치러
오히려 후유증에 시달리거나 손해를 보는 현상을 뜻합니다.

1950년대 석유 시추권 입찰에서 유래된 시사 경제 용어입니다.
석유 매장량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경쟁적으로 높은 입찰가를 제시해,
시추권을 따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고 큰 비용만 쓴 상황을 빗댄 말입니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주요 승자의 저주 사례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무리해서 대우건설/대한통운을 인수한 사건, [영풍문고]가 코엑스몰에 입찰한 사건 등이 있습니다.

결과는 투자를 단행한 (모)기업의 자금난과 경영난, 심지어 그룹 해체 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 왜 저주인가? '치킨 없는 월드컵' : 광고 안붙는 최악의 경기 시간대

 

(1) 게임 중간에 광고 가능한 시간이 생겼지만..?(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어제까지의 마지막 A매치데이 경기를 보니,

약 22분의 경기를 뛰고 중간에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Hydration Break)를 줍니다.

쉽게 말하면, 폭염 속 선수 보호를 위한 의무적 수분 섭취 및 휴식시간입니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의 명목상 목적은 선수보호죠.

하지만, 비즈니스맨 입장에서는 이 시간이 중계를 보는 시청자들의 집중이 흐트러지지 않은 최적의 광고타임입니다.

 

축구경기에 붙는 광고의 일반적인 시간대가

  • 시작전 광고
  • 하프타임 광고
  • 경기 종료 후 광고

라고 한다면, FIFA가 대놓고 in play 중간에 최적의 광고타임을 신설해준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광고타임을 신설해줘도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 기대되는 광고시간 확장은 말짱 꽝입니다.

왜냐구요? 경기 시간이 대부분 한국시간으로 10~11시거든요.

 

여러분들 점심식사 전에 대부분 뭘 하며 시간 보내시나요?

아무래도 화면을 붙들고 여유롭게 시청을 해줄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으리라 예상해봅니다.

그렇다면, 시청률이 저조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간대에 광고를 집행하기 위해 기업들이 많은 돈을 쓸까요?

 

(2) 자영업자도 기대를 접는 경기시간

광고도 광고지만, 월드컵이나 올림픽 중계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치맥'같이

경기 시청의 흥을 돋궈줄 간식 아니겠습니까?

경기를 안정적으로 시청하는 사람이 얼마나 나올까도 불투명한데,

대한민국이 속한 조별경기를 포함해 대부분의 경기 시간이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오전 10~11시 사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10~11시에 이른 점심으로 배달음식, 술 등을 사먹기가 어려운 시간대죠.

 

월드컵이라는 빅이벤트 특수에 기대는 광고와 산업계에 역대급 찬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수익은 비밀, 고통은 분담? : 지상파와의 갈등

 

엄청난 자금 베팅으로 경영난에 봉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JTBC는 결국

지상파 3사와 더불어 네이버같은 포털 플랫폼에 중계권을 되파는 '재판매' 협상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투명성 문제가 터졌습니다.

 

지상파 3사 측은 JTBC가 네이버 등 포털(뉴미디어)에 중계권을 미리 팔아 챙긴

디지털 재판매 수익을 명확히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JTBC측은 이를 '영업비밀'이라고 거부하고 있죠.

일리가 있는 요구같아 보입니다.

어차피 재판매 안되면, 네이버를 제외한 JTBC가 모든 비용을 떠안고 혼자서 중계를 해야되는데

그 분담을 지상파 3사에 나눠지자고 하는 형국에서 이 문제는 중요해 보입니다.

  • 1700억원을 JTBC와 지상파 3사가 나눠지느냐
  • (1700억원-네이버 재판매 수익)을 지상파 3사와 나누느냐

지상파 3사는 "돈 되는건 jtbc가 혼자 다 챙기고 싶어하고, 적자 메꾸는건 다같이 나누자는 거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고수익과 저비용을 추구해야 하는 비즈니스 입장에서는 양쪽 모두 이해가 되기도 하구요.

 

4. 벼랑 끝 전술

(1) 현재 상황 

현재 JTBC는 중계권료 분담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보편적 시청권'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지상파를 압박하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 중입니다.

하지만 자본의 힘으로 시장 질서를 흔들었던 과거의 선택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지금,

JTBC가 이 '독이 든 성배'를 어떻게 처리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2) 관련 뉴스기사

https://www.journalist.or.kr/m/m_article.html?no=60579#:~:text=%EC%B5%9C%EC%A2%85%EC%95%88%20%EC%A0%9C%EC%8B%9C%2C%20%EB%94%94%EC%A7%80%ED%84%B8%20%EC%9E%AC%ED%8C%90%EB%A7%A4%EC%95%A1,%EC%A4%91%EA%B3%84%EA%B6%8C%20%EA%B5%AC%EB%A7%A4%EA%B0%80%EA%B2%A9%20%EC%A7%81%EC%A0%91%20%EA%B3%B5%EA%B0%9C&text=JTBC%EB%8A%94%2023%EC%9D%BC%20%EC%9E%85%EC%9E%A5,%EC%9D%84%20%EC%A7%81%EC%A0%91%20%EA%B3%B5%EA%B0%9C%ED%95%9C%20%EA%B2%83%EC%9D%B4%EB%8B%A4.

 

JTBC "중계권료 절반씩 부담" 승부수… 극적 타결될지 주목 - 한국기자협회

지상파 방송 3사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 협상을 벌이고 있는 JTBC가 “디지털 재판매액을 제외한 방송 중계권료를 절반씩 부담하자”며 최종안을 던졌다. 월드컵 개막까지 80여

www.journalist.or.kr

 

(3) 보편적 시청권과 관련된 참고사례

얼마 전 광화문에서 군 공백기를 마친 BTS의 컴백무대 공연이 대대적으로 예고되었고,

그 관람과 시청은 "소수의 현장 티켓 구매자"와 "넷플릭스 구독자"에게 돌아갔죠.

철저하게 하이브-넷플릭스를 중심으로 한 이너서클 이외의 수혜자는 표면적으로 딱 두 군데입니다.

  • 공연무대 설치/철거
  • 현장관람 인원에 안내된 BTS 굿즈 연계투어 지정장소

넷플릭스가 아닌 레거시 미디어는 주변을 기웃거리며 공연 외적인 것만 보도할 수밖에 없었죠.

넷플릭스를 구독하지 않은 사람이 뉴스도 잘 안보면 BTS의 컴백 무대를 구경조차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물론, 넷플릭스도 BTS 컴백공연 전세계 독점 생중계에 사활을 건 투자를 한 게 사실이긴 합니다.)

 

(3) 시청환경 변화를 잘못읽은 JTBC 경영진, 이제라도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가

북중미와 한국의 시차는 보통 15시간 이상이죠.

한국시간으로 저녁 황금시간에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많은 팬들을 거느린 특정 국가가 경기하는걸 지켜보려면

경기시간이 현지시각으로 새벽~이른아침이어야 합니다.

미대륙 중부 표준시, 멕시코 시티, 한국 오후 9시를 기준으로 하면 현지는 서머타임을 적용 안했을 때

오전 6시입니다. 

참가국들의 최상의 경기력 자체가 컨텐츠인 피파가 오전 6시에 선수들더러 경기를 시킬리가 없습니다.

완벽한 JTBC의 오판입니다.

더군다나, 입찰 당시였던 2019년은 1인가구 증가와 더불어 미디어 시청이 개인화되는 시작점이기도 했구요.

 

5. 마치며

자본의 힘으로 특정 컨소시엄의 비용과 수익배분 구조에서 벗어나

독점중계를 하거나, 중계권 배분 장사에서 주도권을 쥐어보려는 시도는 비즈니스적으로 괜찮은 시도였습니다.

하지만, 그건 시장과 환경 변화 판도를 잘 읽었을 때 해당되는 얘기죠.

승자의 저주라는 말의 또 하나의 사례로 남을 JTBC의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어떻게 될지,

전쟁여파와 경기 침체속에 역대급으로 붐업이 안되는 월드컵을 시청자들이 어떻게 맞이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